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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대 규모 피해를 남긴 서일본 지역 집중 호우 중 술자리에 참석해 구설에 오 르고 있다. 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 는 지난 5일 밤 중의원 의원들의 숙소 중의원숙사 에서 동료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5일은 이번 폭우가 본격적으로 시작 된 날이다. 이후 3~4일간 계속된 폭우 로 최소 115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재해 로 이어졌다. 당시 술자리는 일본 언론 에 보도될 정도로 공개적인 행사였지 만, 이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이번 폭우에 대해 정부와 여당의 대응 이 안일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술자리는 중의원숙사가 위치한 곳 인 아카사카(赤坂)를 붙여 아카사카 자민 정(亭 정자) 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열리는 모임이었다. 아베 총리와 함께 포스트 아베 주자 중 한 명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 조회장과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 稔) 관방 부(副)장관, 다케시타 와타 루(竹下亘) 자민당 총무회장 등도 자 리에 있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술자리를 주최한 다케시타 총무회장은 솔직히 이렇게 엄청난 재해가 될지는 예상 못 했다 (술자리가)이미 열려버렸다. 어 떠한 비난도 받아들인다 잘못을 인정했다. 연합뉴스 오늘의 날씨와 생활 7월 11일 수요일 음 5월 28일 (5물)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 이 많다가 후에 대체로 맑겠다. 산지에 는 새벽에 지형적인 영향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바다물결은 전 해상에서 2.0~4.0m로 일겠다. 기상정보 오전 확률 오후 귀포 간예보 <문☎ 국번없이 131> 구름 조25/31모레 구름 조25/31해뜸 05:32 해짐 19:46 달뜸 03:27 달짐 17:47 물때 만조 08:39 21:48 간조 03:24 15:18 생활 안전 기상정보 20% 20% 20% 20% 20% 20% 20% 20% 뉴스 당신의 퀘렌시아는?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대인의 삶은 고달프고 힘들다. 각박 한 삶과 고달픈 세상에 지친 인간은 갈수록 자신만의 피난처와 안식처를 찾는다.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 최근 들어 이곳은 퀘렌시아(Querencia) 라는 새로운 용어로 불린다. 말하자면 인간 내면의 성소(聖所)에 비유될 수 있는 피난처나 안식처라는 의미를 지닌다. 당신의 퀘렌시아는 어디인가? 퀘렌시아는 스페인어로 애정, 애 착, 귀소 본능, 안식처 을 뜻하는 말 로, 스페인에서 흔한 투우경기에서는 투우사와의 싸움 중에 소가 잠시 쉬 면서 숨을 고르는 영역을 이른다. 이 는 경기장 안에 확실히 정해진 공간 이 아니라 투우 경기 중에 소가 본능 적으로 자신의 피난처로 삼은 곳으 로, 투우사는 퀘렌시아 안에 있는 소 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 투우장의 소가 퀘렌시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 싸움을 준비하는 것 처럼, 현대인들도 남에게 방해받지 않 고 지친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자신 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길거리의 카페, 해외여행, 공연장, 개인 휴식처 등과 같 퀘렌시아의 공간은 사람마다 다양 하다. 이렇게 퀘렌시아는 개인적으로는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적 위안 을 받을 수 있는 곳인 동시에 집단적으 로는 인간이 영원히 그리워하는 유토 피아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개인과 집단이 가정과 직장이 아닌 또 따른 공간에 퀘렌시아를 갖기를 소 망하는 것은 현대인의 삶이 그만큼 힘 들고 각박하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존 그레이는 화성에서 온 남자, 성에 서 온 여자 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성들은 조용히 자기만의 동굴로 들 어가 생각에 집중하며 틀어박혀 지내 는 반면, 여성은 다른 이들과 속 시원 히 얘기하고 싶어 한다 고 했다. 어쨌 든 남성은 남성대로, 여성은 여성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퀘렌시아와 같이 내 아픈 삶을 위로받을 수 있는 자기 만의 방 을 갖기를 원한다. 미국 작가 E. 헤밍웨이의 소설 공 간은 언제나 삶과 죽음의 극단적 기 로에 놓여있다. 그의 소설에서는 양의 이쪽, 밤의 저쪽 으로 가득 채워 진다. 단편소설 오후의 죽음 에서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선 투우는 퀘렌시아에 들어서면 자신을 구해줄 생명의 벽이 서 있는 것처럼 안정을 찾는다고 표현된다. 헤밍웨이는 작품에서 투우와 삶의 유사점을 설명 하면서, 투우사가 절박한 상황 하에 인간적 위엄을 유지하는 규범을 지킴으로써 죽음을 초월하는 힘을 얻 게 된다고 진술한다. 이렇게 현대인에게는 자기만의 간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 런 공간을 갖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에는 경제적인 문제를 비 롯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뒤따 르는 것이어서 많은 경우 꿈으로만 그 치기도 한다. 그렇다고 나 자신의 삶을 위한 공간을 가지거나 생각하는 것을 아예 포기하고 살 수는 없다. 퀘렌시아는 단순히 수동적이고 리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곳만은 아니 다. 현대인의 삶에서 그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은 너무나 많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의 협소한 울타리 밖에 서 타인과 교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것이다. 공감 은 진정으로 타인의 고통을 위 무하는 공통 감각이자 사회적 형식이어 야 하는 중요한 가치이다. 이 세상과 타인의 고통을 보편적인 것으로 쉽게 간과해 버린다면 진정한 인간의 심성을 지닌 것이라 하기 힘들다. 이 세상과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인식하는 마음 에서 인간은 더 높은 단계로 진화할 수 있다. <문학평론가 영남대교수> 상문이로 자외선지수 매우 높식중독지수 스토리가 있는 문화 관지를 조성하자 열린마당 인감증명, 이제는 바꿔봅시다 제주시 구좌읍 행정복지센터 TV에서 국가 정상들이 협약서 등에 서명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국가 간 중요한 문서도 서명으로서 그 효 력을 가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도장 을 더 중시하여 각종 문서에서 날인 으로 의사를 확인하고 중요한 거래 인감증명서 제출을 요구받는다. 도장이 사람의 의사를 대신하게 하는 이러한 문화는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인감증명제도는 일제강 점기인 1914년 식민통치 수단으로 도입 되어 현재까지 공 사적 거래 관계나 재 산권 행사 등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는 주요 수단으로 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인감증명 사용에 따른 부 족용도 만만치 않다. 용모가 비슷한 가 족을 사칭하여 인감을 발급받거나 위 임하지도 않은 인감증명을 부정 대리 발급받아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여 법 적 소송에 휘말리고 인감발급 공무원 이 구상권 청구 피해를 보는 일이 종종 있다. 정작 중요한 본인의 말 한마디 듣지 않고 발생된 일에 대하여 모든 책 임을 인감증명에 전가해 버리는 건 문 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문제를 개선하여 인감도장의 제 보관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서명이 보편화되는 추세에 부합하기 위하여 본인서명 사실확인 제도 2012년12 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본인서명 사실 확인서는 도장 없이 본인이 읍면동행 정복지센터를 방문하여 서명하면 증명 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주민센터에서 사전 이용승인을 받아 정부24에 한번 등록하면 그 다음부터는 주민센터 방 문 없이 공인인증서로 본인 확인을 하 여 발급증을 출력할 수도 있다. 아직은 법원, 융기관 등에서 인감 증명을 요구하여 본인서명사실확인서 활용이 많지 않다. 인감도장 보관에 따른 부담을 해소하고 혹시 자기도 모 르게 발급되는 인감증명으로 인한 사 기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앞으로는 본인서명 사실확인서가 널리 활용 되 었으면 하는 람이다. 고성 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장 요즘 제주관하면 떠오르는 것은 많 은 사람들이 올레, 숲길, 생태지역을 찾아 하는 힐링관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패턴도 계속 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 한 부분에 착안점을 둔다면 지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제주지역의 각 마을 별 동네 역사, 문화, 유적지를 찾아내 어관자원화 시켜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남원읍 한남리에는 리사무소 마당 에 고려시대 정씨열녀비가 세워져 있 다. 한남리의 역사적 기원을 가장 먼 저 찾을 수 있는 것은 1374년에 있었 던 합적지란(목호의 난)에 절세의 미 모를 가졌던 석곡리 보개의 아내가 20 대에 남편을 잃었으나 한평생 개가하 않고 수절하였다고 한다. 이일이 알려져 열녀문이 세워졌다는 기록에 서 사료를 찾을 수 있고, 이 기록은 한 남리 고려정씨열녀비에 고스란히 겨져 있으며, 조선왕조실록, 탐라지열 녀조, 제주읍지인물조, 신증동국여지 승람 등에 실려져 있다. 역사, 전통, 문화라는 것은 기록이 없으면 소멸되고 만다. 국가적으로 중 요한 문화유산은 역사적 기록으로 후 세대에 계승되고 보전되나 그 지역의 자그마한 마을역사와 문화는 기록보 다는 마을의 선조들에 의해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만 생각의 변화를 준다면 제주의 패턴을 마을마다의 우리 동네 역 사, 문화, 관자원으로 발굴하여 성장 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고려 정씨열 녀비에 담겨져 있는 스토리는 지역사회 에 크게 이야기 되고 있지 않으나 지역 자원으로서의 아름다운 스토리텔 링화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행정기관이 나서야 한다. 제 주의 혼을 살리며, 가장 제주다운 역 사와 문화, 전통을 살려나가고 정립화 하여 관자원화 시켜 나가는데 행정 력을 펼쳐 나가야 될 것이다. 이것이 제주의 경쟁력이고, 행정기관이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폭우 안일 지적 지난 5일 중원숙사에서 아베 총리동료 원들이 술자리를 갖는 습. 연합뉴스 신문 발행인 인쇄인 편집인 강만생 편집국장 김기 63185 제주특별치도 제주서사로 154 대표전 064-750-2114 인터http://www.ihalla.com e-mail : hl@ihalla.com 사 750-2828 / FAX752-7448 서귀포지사 732-5552 / FAX 732-5559 기사제750-2214 / FAX 752-9790 구독신750-2330 월정 10,000원, 1부 500원 19894월 22/ 등록년월일:1988. 12. 5 등록번호: 제주, 가00002 본지는 신문윤리 령 및 그 실천 요을 준수한다. 오피2018년 7월 11일 요일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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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14 오피니언pdf.ihalla.com/sectionpdf/20180711-75932.pdf · 그레이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 서온여자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성들은 조용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대

규모 피해를 남긴 서일본 지역 집중

호우 중 술자리에 참석해 구설에 오

르고 있다.

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

는 지난 5일 밤 중의원 의원들의 숙소

인 중의원숙사 에서 동료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5일은 이번 폭우가 본격적으로 시작

된 날이다. 이후 3~4일간 계속된 폭우

로 최소 115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재해

로 이어졌다. 당시 술자리는 일본 언론

에 보도될 정도로 공개적인 행사였지

만, 이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이번 폭우에 대해 정부와 여당의 대응

이 안일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술자리는 중의원숙사가 위치한 곳

인 아카사카(赤坂)를 붙여 아카사카

자민 정(亭 정자) 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열리는 모임이었다. 아베 총리와

함께 포스트 아베 주자 중 한 명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

조회장과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

稔) 관방 부(副)장관, 다케시타 와타

루(竹下亘) 자민당 총무회장 등도 자

리에 있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술자리를 주최한

다케시타 총무회장은 솔직히 이렇게

엄청난 재해가 될지는 예상 못 했다

며 (술자리가)이미 열려버렸다. 어

떠한 비난도 받아들인다 고 잘못을

인정했다. 연합뉴스

오늘의 날씨와 생활 7월 11일 수요일 음 5월 28일 (5물)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

이 많다가 오후에 대체로 맑겠다. 산지에

는 새벽에 지형적인 영향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바다의 물결은 전

해상에서 2.0~4.0m로 일겠다.

기상정보

오 전 강 수 확 률 오 후

제 주

성 산

고 산

서귀포

주간예보 <문의 ☎ 국번없이 131>

내일 구름 조금 25/31℃

모레 구름 조금 25/31℃

해뜸 05:32

해짐 19:46

달뜸 03:27

달짐 17:47

물때만조 08:39

21:48

간조 03:24

15:18

생활 안전 기상정보

20%

20%

20%

20%

20%

20%

20%

20%

월드뉴스

당신의 퀘렌시아는?

※이칼럼은지역신문발전기금을지원받아이뤄지고있습니다.

현대인의 삶은 고달프고 힘들다. 각박

한 삶과 고달픈 세상에 지친 인간은

갈수록 자신만의 피난처와 안식처를

찾는다.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 최근 들어

이곳은 퀘렌시아(Querencia) 라는

새로운 용어로 불린다. 말하자면 인간

내면의 성소(聖所)에 비유될 수 있는

피난처나 안식처라는 의미를 지닌다.

당신의 퀘렌시아는 어디인가?

퀘렌시아는 스페인어로 애정, 애

착, 귀소 본능, 안식처 을 뜻하는 말

로, 스페인에서 흔한 투우경기에서는

투우사와의 싸움 중에 소가 잠시 쉬

면서 숨을 고르는 영역을 이른다. 이

는 경기장 안에 확실히 정해진 공간

이 아니라 투우 경기 중에 소가 본능

적으로 자신의 피난처로 삼은 곳으

로, 투우사는 퀘렌시아 안에 있는 소

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

투우장의 소가 퀘렌시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 싸움을 준비하는 것

처럼, 현대인들도 남에게 방해받지 않

고 지친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자신

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길거리의 카페,

해외여행, 공연장, 개인 휴식처 등과 같

은 퀘렌시아의 공간은 사람마다 다양

하다. 이렇게 퀘렌시아는 개인적으로는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적 위안

을 받을 수 있는 곳인 동시에 집단적으

로는 인간이 영원히 그리워하는 유토

피아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개인과 집단이 가정과 직장이 아닌

또 따른 공간에 퀘렌시아를 갖기를 소

망하는 것은 현대인의 삶이 그만큼 힘

들고 각박하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존

그레이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

서 온 여자 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성들은 조용히 자기만의 동굴로 들

어가 생각에 집중하며 틀어박혀 지내

는 반면, 여성은 다른 이들과 속 시원

히 얘기하고 싶어 한다 고 했다. 어쨌

든 남성은 남성대로, 여성은 여성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퀘렌시아와 같이

내 아픈 삶을 위로받을 수 있는 자기

만의 방 을 갖기를 원한다.

미국 작가 E. 헤밍웨이의 소설 공

간은 언제나 삶과 죽음의 극단적 기

로에 놓여있다. 그의 소설에서는 태

양의 이쪽, 밤의 저쪽 으로 가득 채워

진다. 단편소설 오후의 죽음 에서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선 투우는

퀘렌시아에 들어서면 자신을 구해줄

생명의 벽이 서 있는 것처럼 안정을

찾는다고 표현된다. 헤밍웨이는 이

작품에서 투우와 삶의 유사점을 설명

하면서, 투우사가 절박한 상황 하에

서 인간적 위엄을 유지하는 규범을

지킴으로써 죽음을 초월하는 힘을 얻

게 된다고 진술한다.

이렇게 현대인에게는 자기만의 공

간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

런 공간을 갖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에는 경제적인 문제를 비

롯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뒤따

르는 것이어서 많은 경우 꿈으로만 그

치기도 한다. 그렇다고 나 자신의 삶을

위한 공간을 가지거나 생각하는 것을

아예 포기하고 살 수는 없다.

퀘렌시아는 단순히 수동적이고 물

리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곳만은 아니

다. 현대인의 삶에서 그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은 너무나 많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의 협소한 울타리 밖에

서 타인과 교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것이다.

공감 은 진정으로 타인의 고통을 위

무하는 공통 감각이자 사회적 형식이어

야 하는 중요한 가치이다. 이 세상과

타인의 고통을 보편적인 것으로 쉽게

간과해 버린다면 진정한 인간의 심성을

지닌 것이라 하기 힘들다. 이 세상과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인식하는 마음

에서 인간은 더 높은 단계로 진화할 수

있다. <문학평론가 영남대교수>

허상문의 에세이로 읽는 세상

자외선지수

매우 높음

식중독지수

주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 관광지를 조성하자

열린마당

인감증명, 이제는 바꿔봅시다

김 성 희

제주시 구좌읍 행정복지센터

TV에서 국가 정상들이 협약서 등에

서명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국가

간 중요한 문서도 서명으로서 그 효

력을 가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도장

을 더 중시하여 각종 문서에서 날인

으로 의사를 확인하고 중요한 거래

시 인감증명서 제출을 요구받는다.

도장이 사람의 의사를 대신하게 하는

이러한 문화는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인감증명제도는 일제강

점기인 1914년 식민통치 수단으로 도입

되어 현재까지 공 사적 거래 관계나 재

산권 행사 등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는

주요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인감증명 사용에 따른 부

족용도 만만치 않다. 용모가 비슷한 가

족을 사칭하여 인감을 발급받거나 위

임하지도 않은 인감증명을 부정 대리

발급받아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여 법

적 소송에 휘말리고 인감발급 공무원

이 구상권 청구 피해를 보는 일이 종종

있다. 정작 중요한 본인의 말 한마디

듣지 않고 발생된 일에 대하여 모든 책

임을 인감증명에 전가해 버리는 건 문

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문제를 개선하여 인감도장의 제

작 보관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서명이

보편화되는 추세에 부합하기 위하여

본인서명 사실확인 제도 가 2012년 12

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본인서명 사실

확인서는 도장 없이 본인이 읍면동행

정복지센터를 방문하여 서명하면 증명

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주민센터에서

사전 이용승인을 받아 정부24에 한번

등록하면 그 다음부터는 주민센터 방

문 없이 공인인증서로 본인 확인을 하

여 발급증을 출력할 수도 있다.

아직은 법원, 금융기관 등에서 인감

증명을 요구하여 본인서명사실확인서

활용이 많지 않다. 인감도장 보관에

따른 부담을 해소하고 혹시 자기도 모

르게 발급되는 인감증명으로 인한 사

기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앞으로는

본인서명 사실확인서가 널리 활용 되

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 성 봉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장

요즘 제주관광하면 떠오르는 것은 많

은 사람들이 올레, 숲길, 생태지역을

찾아 관광하는 힐링관광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광패턴도 계속

각광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

한 부분에 착안점을 둔다면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제주지역의 각 마을

별 동네 역사, 문화, 유적지를 찾아내

어 관광자원화 시켜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남원읍 한남리에는 리사무소 마당

에 고려시대 정씨열녀비가 세워져 있

다. 한남리의 역사적 기원을 가장 먼

저 찾을 수 있는 것은 1374년에 있었

던 합적지란(목호의 난)에 절세의 미

모를 가졌던 석곡리 보개의 아내가 20

대에 남편을 잃었으나 한평생 개가하

지 않고 수절하였다고 한다. 이일이

알려져 열녀문이 세워졌다는 기록에

서 사료를 찾을 수 있고, 이 기록은 한

남리 고려정씨열녀비에 고스란히 새

겨져 있으며, 조선왕조실록, 탐라지열

녀조, 제주읍지인물조, 신증동국여지

승람 등에 실려져 있다.

역사, 전통, 문화라는 것은 기록이

없으면 소멸되고 만다. 국가적으로 중

요한 문화유산은 역사적 기록으로 후

세대에 계승되고 보전되나 그 지역의

자그마한 마을역사와 문화는 기록보

다는 마을의 선조들에 의해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조금만 생각의 변화를 준다면 제주의

관광패턴을 마을마다의 우리 동네 역

사, 문화, 관광자원으로 발굴하여 성장

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고려 정씨열

녀비에 담겨져 있는 스토리는 지역사회

에 크게 이야기 되고 있지 않으나 지역

관광자원으로서의 아름다운 스토리텔

링화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행정기관이 나서야 한다. 제

주의 혼을 살리며, 가장 제주다운 역

사와 문화, 전통을 살려나가고 정립화

하여 관광자원화 시켜 나가는데 행정

력을 펼쳐 나가야 될 것이다. 이것이

제주의 경쟁력이고, 행정기관이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폭우 대응 안일 지적

지난 5일 중의원숙사에서 아베 총리와 동료

의원들이 술자리를 갖는 모습. 연합뉴스

제 주 의 대 표 신 문

발행인 인쇄인 편집인 강만생 편집국장 김기현

63185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서사로 154대표전화 064-750-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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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email protected]광고접수 본 사 750-2828 / FAX752-7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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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보 750-2214 / FAX 752-9790구독신청 배달 750-2330구 독 료 월정 10,000원, 1부 500원

1989년 4월 22일 창간 /등록년월일:1988. 12. 5 등록번호:제주, 가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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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2018년 7월 11일 수요일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