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global program fglp

10
DGIST Global Program FGLP (Freshmen Global Leadership Program) 경계를 넘어 통섭하는 세계시민 24 25

Upload: others

Post on 18-Nov-2021

2 views

Category:

Documents


0 download

TRANSCRIPT

DGIST Global Program FGLP(Freshmen Global Leadership Program)

경계를 넘어 통섭하는 세계시민 24 25

26 27

10 / 1128 29

DGIST의

대표

적인

국제

교류

과정

인 FG

LP는 1~

2학년

재학

생 전

원에

게 기

회를

제공

한다

. 참가

를 결

정한

학생

들은

세계

유수

대학

(UC 버

클리

, 존스

홉킨

스대

학교

, 스탠

퍼드

대학

교 등

)에서

여름

학기

를 수

강하

며 글

로벌

리더

십을

배양

할 수

있다

. DGIST는

수업

료, 기

숙사

비, 식

비 등

교육

비로

1인당

최대

천만

원(2019년

기준

)을 지

원한

다. D

GIST의

캠퍼

스는

세계

를 향

해 열

려있

이곳

에서

학생

들은

다양

성을

경험

하고

나와

는 다

른 생

각을

하는

이들

과 어

울려

사는

방법

을 배

우고

있다

.

지식

창조

형 인

재 양

성 과

신입

생 글

로벌

리더

십 프

로그

30 31

스무

살,

온더

로드

.20

18학

년도

FG

LP

장준

형(1

8학번

) 32 33

미국 동부 존스홉킨스대학교의 드넓은 교정에서 학생들은 스포

츠를 즐기거나 햇살을 만끽했다. 지난해 새내기였던 장준형 학생

은 이곳에서 청춘의 한 철을 보냈다. 주중에는 수업을 들었고 주

말이면 근교로 여행을 떠났다. 청량한 교풍에 마음을 비우고 생

각을 채우는 나날이었다. 때로는 허기진 자가 음식을 먹듯 탐스

럽게 강의를 들었고, 음미하듯 현지 문화를 받아들였다. 그는 이

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소개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푸른 잔

디밭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고 했다.

보통 학우들이 FGLP를 갈 때 주로 UC 버클리를 선택한다고 하는데

나는 존스홉킨스대학교를 다녀온 고교 선배인 류태승 학우(17학번)

의 영향으로 이곳을 택했어. DGIST에 지원할 때부터 FGLP같은 글로

벌 프로그램을 잘 알고 있었고 생명공학에 관심이 많아 존스홉킨스

대학교 연수를 가고 싶었거든. 다행히 친한 친구도 존스홉킨스에 관

심이 많아 마음 든든하게 함께 지원했어. 내가 지원한 2018학년도부

터 추가 비용이 없어져 부담도 덜했지. 돌아와 생각해보면 현지에서

가장 좋았던 건 자유로운 분위기였어. 교정의 넓은 잔디밭에서 학생

들은 책을 읽거나 스포츠를 즐겼거든. 피곤하면 낮잠을 자기도 하는

걸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 우리 학교에도 잔디밭이 있지만, 그

렇게 이용하는 학생은 없으니 더 비교됐어. 그리고 또 좋았던 건 기

숙사야. 1인 1실에 모든 시설이 청결해 5주간 지내는 동안 굉장히 편

안하게 보낼 수 있었어. 보안업체가 지켜주기에 교정과 기숙사가 더

아늑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어.

현지에서 수업은 분자생물학과 풍경사진을 들었어. 존스홉킨스대학

교가 생명공학에 강점이 있어 생명 교과를 선택했고, 교양은 평소 관

심이 있었던 분야를 택한 거야. 여름학기가 5주라 수업은 밀도있게

운영됐어. 분자생물학은 하루에 2시간씩 일주일에 4번을 들었는데

한 번은 실험 수업이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기 좋았어. 매주 퀴즈와

팀플이 있어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었어. 교재는 일반생물학이었는

데, 고교 시절 생물2까지만 배운 나에겐 낯선 개념과 새로운 용어가

많았지. 게다가 영어로 이해해야 했기에 어렵게 느껴졌어. 원문을 번

역하여 한글로 이해하는 방식으로 공부하긴 했는데, 한글이 아닌 원

어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느꼈어. 돌아가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지. 사진 수업은 하루 3시

간씩 일주일에 3번 들었어, 학교로부터 수업 기간 내내 DSLR 카메라

연수

학교

| 존스

홉킨

스대

학교

연수

기간

| 2018년 7월

1일~

8월 5일

수강

교과

| 분자

생물

학(In

troduction

to Biom

olecule), 풍

경사

진(L

andscap

e Photog

raphy)

를 대여받았고 매주 현장에 나가 촬영해 재미있었어. 촬영 기술뿐 아니

라 포토샵이나 라이트룸 같은 후반 작업 프로그램도 배웠어. 입체적인

교과라 감탄했을 정도야. 게다가 한 반에 열 명 정도라 소통도 잘됐고

교수님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지.

아마도 일과가 궁금할 거야. 주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

업을 들었어. 저녁에는 볼티모어 뮤지엄 오브 아트에서 전시를 보거나

연주회에 갔어. 친한 조교 형과 공원에서 바비큐 파티나 농구도 곧잘

했고, 주말은 주로 여행으로 보냈어. 오기 전부터 느긋하게 보내자고

생각했거든. 미국 동부에 다시 올 기회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어.

메릴랜드 국립공원, 워싱턴, 뉴욕, 보스턴 등 두루두루 가봤어. 지역 버

스와 기차 노선이 잘 되어 있어 별다른 어려움 없이 다녔어. 가장 어려

웠던 점은 영어였어. 현지에 가기 전까지 영어를 잘한다 생각했지만 내

가 할 줄 아는 영어는 정형화된 언어일 뿐이었지. 듣기와 쓰기는 가능

했지만 말하기와 듣기에 어려움이 많았어. 현지 학생이나 교수진과 영

어로 소통하기도 쉽지 않았어. 누구도 일상 대화에서 또박또박 말하지

않았기에 더 당황스러웠어. 하지만 영어가 모국어도 아닌데 좀 못해도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대화하고 공부하자고 다짐했어. 다행히 일주

일 후에는 영어가 좀 자연스러워졌고 여름학기가 끝날 즈음엔 영어로

소통하는 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 그래도 강의는 녹음과 복습으로

극복하는 방법밖에 없었어. 그리고 의외로 우리나라가 그립진 않더라.

먼저 UC 버클리로 갔던 친구가 향수병을 호소해 나도 그럴 줄 알았거

든. 그러나 나는 그 친구와 달리 친한 이가 함께 갔고 비교적 적응을 빨

리 해서 괜찮았어.

아마도 기간, 비용 등 여러 요건을 두고 고민을 할 거야. 존스홉킨스대

학교는 미국 동부의 매력을 가진 학교로 수업 정원이 적어 보다 많은

기회가 있어. 그리고 자유롭게 미국을 만끽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자신

의 목표와 잘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게 정답일 거야. FGLP는 학교에서

수업료와 기숙사 비용을 지원하지만 항공권과 현지 식사 비용은 학생

이 부담해야 해. 그렇기에 학생 개인에게도 비용 투자가 필요해. 기회

비용으로 따지면 여행을 가거나 쇼핑을 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5주간

미국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영어로 소통하는 시간은 여행과 쇼핑을 넘

어서는 가치가 있어. 나도 현지에서 많은 걸 느꼈거든.

34 35

“미국에서 보낸 5주는 짧다면 짧

고 길다면 길었습니다. 지금껏 제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 영어를 사

용하며 회화에 자신감을 얻었습니

다. 얼마 전 방학 때는 통역 봉사

도 하는 등 FGLP를 하면서 많은

게 바뀌었음을 다시금 확인했죠.

그리고 소중한 깨달음도 있었습니

다. 미국문화의 장점은 다양성입

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문제를

접합니다. 이를 해결할 때 여러 방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걸 알았

죠. 저는 우리 학교의 무학과 단

일학부 제도도 학생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멋진 시스템이라고 생각

해요. 입학 초기에 저는 생명과학

계열의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었지

만,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에도 관

심이 갑니다. 학부과정을 착실히

거치며 구체적인 진로 계획을 세

우려 합니다. 우리 앞에 놓인 무

궁한 가능성을 하나씩 확인하면서

나아가고 싶습니다.”

36 37

청년이여, 머리에 꽃을.

2018학년도 FGLP 이대혁(18학번)

38 39

그는 다른 이가 개척해 놓은 넓고 편한 길 대신 새로운 도전을 선

택했다. 어려움을 겪으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하고 멘토의

조언을 얻으며 문제를 풀어나갔다. 차근차근 한 걸음씩 걸어가며

담대하게 세상과 마주했다. 그는 여전히 궁금한 점이 많고 질문

하고 싶어 했다. 답을 구하는 그 과정에서 진실한 자신과 마주할

것이 틀림없으리라. 가열한 분위기의 UC 버클리 강의실, 요세미

티의 장엄한 폭포, 샌프란시스코의 퀴어 축제 그 사잇길을 걸으

며 청년은 성장하고 있었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이공계에 관심을 가졌어. 남들보다

늦은 만큼 진로 탐색 기간이 적었어. 그래서 폭넓은 이공계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우리 학교에 입학했어. 입학 전부터 FGLP는 알고 있

었어. 근데 자세히는 잘 모르고 그냥 미국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과

정 정도로만 알았어. 이 과정을 가기로 한 후 현지에서 새로운 분야

를 배우고 싶어 강의 선택에 고민이 많았어. 결국 컴퓨터 과목과 스

트레스 관련 강의를 선택했어. 처음에 UC 버클리에 도착했을 땐 굉

장히 들떴어. 화려하고 아름다운 교정이 너무나 멋졌거든. 그런데 이

예감은 컴퓨터 수업을 듣는 순간 낭패로 바뀌었어. 대학 내에서도 손

꼽히는 유명 강좌였는데 프로그래밍 언어 파이선과 데이터 베이스

하부 언어를 배울 수 있어. 수강생이 4백여 명 정도에 강의와 별도로

TA(Teacher’s Assistant)에게 자유롭게 질문하는 LAB 시간과 토의

시간도 있었어. 그런데 나는 컴퓨터 언어를 처음 배우는 거였어. 원

어 강의는 괜찮은데 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었어. 수업 초반 보름 정

도는 기초적인 것도 몰라 패닉에 빠졌지. 파이선 아톰 에디터 설치

방법을 몰라 아무것도 못하고 과제와 프로젝트 점수를 놓쳤거든.

결국 난 이정아 교수님에게 면담을 요청했어. UC 버클리에는 항상

본교 교수님들이 상주해 계셔. 내가 찾아갔던 주에는 FGLP를 총괄하

는 이정아 교수님이 계셨어. 교수님과의 면담은 내게 큰 힘이 됐지.

쉬운 과목이 아닌 어려운 과목에 도전해서 고맙다는 얘기에 자신감

도 얻었어. 교수님은 몇 가지 조언을 해주셨어. 우선 자유롭게 탐구

하는 Lab 수업을 활용하라고 하셨어. TA 오피스 아워에 자주 찾아가

라고 말이야. 과제는 무조건 한 번 부딪혀보고 오피스 아워 때 모르

는 내용을 질문하라고 하셨어. 난 매일 TA 오피스를 찾았지. 처음엔

질문하는 것도 어려웠는데 몇 번 해보니 익숙해지더라. TA들에게 질

문하면서 미국과 우리나라의 교육 방식이 다르다는 걸 느꼈어.

연수

학교

| UC 버

클리

연수

기간

| 2018년 6월

17일~

8월 11일

수강

교과

| 컴퓨

터 프

로그

램의

구조

와 해

석(S

tructu

re and In

terpretation

of Com

puter P

rogram

s),

스트

레스

와 대

처(S

tress and C

opin

g)

내 질문에 처음부터 정답을 알려준 TA는 아무도 없었어. 해답을 구

하기까지 과정을 제안해줄 뿐이지. 나도 필사적으로 물었어. 그래

도 답을 알려주진 않았어. 그 과정에서 도전하는 용기가 중요하다

느꼈어. 과제는 얼마나 많은지 현지인 친구의 도움까지 받아야 했

어. 과제 내용과 수업 자료를 잘 모으려고 활동 로그도 만들었어.

교수님은 마지막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고 학점에 대한 부담을

버릴 것을 주문하셨어. 열정적으로 생활하며 현지 문화를 익히고

친구를 많이 사귀라고 하셨지.

평일에는 온종일 수업을 듣고 공부했어. 특히 두 수업이 모두 있는

화요일, 목요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컴퓨터 수업

오피스를 방문했고 이후 오전 수업을 들었어. 점심 후에 다시 오피

스를 방문하고 오후 4시까지 컴퓨터 수업을 듣고 이후에 스트레스

수업을 들으면 일과가 끝나는 식이야. 저녁 6시쯤 기숙사로 돌아오

면 저녁을 먹고 과제를 하거나 스포츠 센터에서 시간을 보냈어. 라

켓이나 네트를 무료로 대여해줘서 좋았어. 내가 머물렀던 기숙사는

2인 1실로 친한 친구와 썼어.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기숙사에 많

았어.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친구들과 방을 썼어도 괜찮았을 법했

어.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친구들을 사귀기도 했어. 그들과 학업이

며 고향 이야기를 곧잘 나눴지. 주말에는 여행을 다녔어. 샌프란시

스코에 가거나 외박 신청을 해서 LA와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다녀

오곤 했어. 스카이다이빙도 해보고 메이저리그 경기도 봤어. 마침

러시아 월드컵 시즌이라 매일 기숙사 식당의 대형 스크린을 보며

우리 국가대표팀을 응원했던 것도 기억나. 건강하고 즐거운 날들로

기억해.

FGLP를 가려면 현지 학교에서 무엇을 할 건지 구체적인 계획과 목

표를 세우는 게 좋아. 어떤 수업을 듣고 어디를 방문할지 말이야.

주말 계획을 미리 세우지 않으면 소중한 시간이 어영부영 없어져

버려. 시험기간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주말은 대여섯 번에 불과하

거든. 현지에 가서 가장 놀랐던 건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자세였어.

대강당에서 수백 명이 수업을 들었어. 교수님이 질문을 던지면 수

많은 학생이 손을 들어.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의견을 말하고 솔

직하게 질문했어. 열심히 묻고 답하며 공부하는 게 인상적이었어.

나도 그런 적극적인 배움의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 중이야. 지금도

UC 버클리에서 보낸 시간은 머릿속에 온전히 남아있어.

40 41

“UC 버클리에서 보낸 시간은 낯선 모험의 연속이었습니다. 귀국하기 일주일 전에는

우리나라에서 하기 어려운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했어요. 경비행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낙하산을 맨 전문가와 내 몸을 하나로 고정하는 준비를 했어요. 내가 첫 순서였

는데 뛰기 직전에 느낀 전율은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지면까지 자유낙하를 하는 시

간은 생각보다 길었지만 무사히 착지했습니다. FGLP는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답

니다.”

42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