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in view 3여기에는물론 축제운영 의 글로벌화와 축제 조직의 전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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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적되는고질적문제이기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지만 의미 있는 마을 축제, 시민 주 도의 참여형 축제, 예술 장르의 진정성을 바탕으로 국내외에 서 조용한 흐름을 만들어내면서 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새롭 게 구성하는 축제, 주류 대중문화가 포용하지 못하는 문화 다 양성을 실천하는 축제가 생겨나면서 관심을 받는 것은 분명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페스티벌의 경험과 문화의 가치가 힘 을발휘하고있기때문일것이다. 성공한 페스티벌의 힘 성공한 축제의 순기능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다양하고 힘이 있다. 많은 곳에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가평의 <자라섬 재 즈 페스티벌>은 재즈라는 콘텐츠가 킬러 콘텐츠여서도, 한국 인의 새로운 삶의 방식인 캠핑이나 젊은 층을 유인할 여러 요 소를 갖추고 있어서도, 비만 오면 사라진다는 자라섬이라는 특정 장소가 매우 독특한 곳이어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자라 지방자치단체, 공연기획사, 후원사 기업, 페스티벌 참가자, 특정 예술 장르 애호가, 특정 극장이나 장소 등 다양한 이해관 계와 목적이 한데 뒤섞인 한국의 페스티벌은 이제 홍보용, 행 사용, 해외 관광객 유치용, 다문화 한국 홍보용, 한류 지속용 페스티벌에서부터 특정 장르 중심, 지역 생태 주제에 이르기 까지 진화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영화, 음악, 연극 등의 공 연예술 장르, 지역 특산물, 자연환경, 지역 역사, 지역 인물 등 유무형의 콘텐츠는 이미 페스티벌의 자산이 되었고 각 지자 체는 이러한 콘텐츠를 경쟁력의 대상으로 인식해 자체 브랜 드를 내세운 페스티벌 하나쯤 갖지 않은 지역이 없을 지경이 다. 페스티벌의 장르는 다양해졌고 세분되고 구체화했으며, 페스티벌의 성공을 위한 각종 연구가 넘치며 타깃 관객에 대 한 분석도 활발하다. 페스티벌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장소 브 랜딩의 일환이며 지역 고용 창출의 매개이며 더없이 중요한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축제는 지역재생, 컬처 노믹 스 도시 브랜딩의 중요한 창으로 창조를 위한 새로운 장으로 서 지역 문화의 자원화를 통해 지역을 살려줄 것이다. 페스티 벌을 위한 콘텐츠의 지속적 발굴은 도시를 창조적으로 이끌 어줄 뿐만 아니라 융복합 예술 인큐베이팅의 중요한 실험장 이 되고 있다. 또한, 페스티벌을 통해 예술가와 시민 간 소통 이 이루어지고 시민사회와 공동체가 성장하고 활성화하며 시 민 삶의 질이 향상되는 문화융성의 목표에도 도달할 것이다. 이쯤되면페스티벌은모두에게만능이다. 한국 페스티벌의 명암 그렇다면 이런 양적인 성장이 한국 페스티벌의 질적인 성공 으로 이어지고있다고할 수있을까?여러 축제전문가는그럼 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에서 축제는 내실보다 외형적 규 모의 확장에, 지역의 문화적 가치보다 경제적 가치에, 자립적 인 공동체성의 회복보다 관 주도의 행사성에 끌려가는 측면 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더 나아가 많은 경우 페스티벌 기획사 나 운영 조직이 진행하고 관의 재정에 의지하다 보니 다른 주 제와 내용을 표방했어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부재로 페스티 벌을 채우는 내용이 점차 유사해지고 있다. 어느 페스티벌을 가더라도 비슷한 내용의 체험, 전시, 공연, 부대행사 등을 병 렬해 진행하고 있으며 출연자나 공연 내용이 겹쳐 결과적으 로 차별성을 찾을 수가 없다. 이런 정형화와 획일화는 끊임없 세계화 시대 진정성 있는 한국형 페스티벌을 향하여 한국 페스티벌 발전을 위한 제언 “대한민국은 축제 공화국이다.” 자조 섞인 이 문구는 현재 한국 페스티벌의 명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90년대부터 지역을 중심으로 축제의 붐이 일어 2014년 - 행정자치부의 전수조사에 따르면 - 전국에서 1만 4604건의 크고 작은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한국에서 페스티벌은 양적으로 팽창했을 뿐만 아니라 운영 주체와 목적에 따라 자본과 인력이 모여들고 새로운 콘텐츠와 의미가 부여되면서 천차만별의 성격, 규모, 유형으로 진화 중이다. 김희선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특정예술장르중심이지만대중적인인지도도높아 도시이미지제고에도많은역할을한것으로평가된다. 67 2016 03+04 66 Focus In View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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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Focus In View 3여기에는물론 축제운영 의 글로벌화와 축제 조직의 전문성 강화가 우선되어야 할 것 이다. 축제를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조직,예산,

이지적되는고질적문제이기도하다.

그럼에도불구하고작지만의미있는마을축제,시민주

도의참여형축제,예술장르의진정성을바탕으로국내외에

서조용한흐름을만들어내면서문화적의미와가치를새롭

게구성하는축제,주류대중문화가포용하지못하는문화다

양성을실천하는축제가생겨나면서관심을받는것은분명

지난20여년간축적된페스티벌의경험과문화의가치가힘

을발휘하고있기때문일것이다.

성공한 페스티벌의 힘

성공한축제의순기능은생각보다훨씬크고다양하고힘이

있다.많은곳에서성공적인사례로꼽히는가평의<자라섬재

즈페스티벌>은재즈라는콘텐츠가킬러콘텐츠여서도,한국

인의새로운삶의방식인캠핑이나젊은층을유인할여러요

소를갖추고있어서도,비만오면사라진다는자라섬이라는

특정장소가매우독특한곳이어서성공한것은아니다.자라

지방자치단체,공연기획사,후원사기업,페스티벌참가자,

특정예술장르애호가,특정극장이나장소등다양한이해관

계와목적이한데뒤섞인한국의페스티벌은이제홍보용,행

사용,해외관광객유치용,다문화한국홍보용,한류지속용

페스티벌에서부터특정장르중심,지역생태주제에이르기

까지진화와성장을거듭하고있다.영화,음악,연극등의공

연예술장르,지역특산물,자연환경,지역역사,지역인물등

유무형의콘텐츠는이미페스티벌의자산이되었고각지자

체는이러한콘텐츠를경쟁력의대상으로인식해자체브랜

드를내세운페스티벌하나쯤갖지않은지역이없을지경이

다.페스티벌의장르는다양해졌고세분되고구체화했으며,

페스티벌의성공을위한각종연구가넘치며타깃관객에대

한분석도활발하다.페스티벌은지역경제활성화와장소브

랜딩의일환이며지역고용창출의매개이며더없이중요한

관광자원이되고있다.더나아가축제는지역재생,컬처노믹

스도시브랜딩의중요한창으로창조를위한새로운장으로

서지역문화의자원화를통해지역을살려줄것이다.페스티

벌을위한콘텐츠의지속적발굴은도시를창조적으로이끌

어줄뿐만아니라융복합예술인큐베이팅의중요한실험장

이되고있다.또한,페스티벌을통해예술가와시민간소통

이이루어지고시민사회와공동체가성장하고활성화하며시

민삶의질이향상되는문화융성의목표에도도달할것이다.

이쯤되면페스티벌은모두에게만능이다.

한국 페스티벌의 명암

그렇다면이런양적인성장이한국페스티벌의질적인성공

으로이어지고있다고할수있을까?여러축제전문가는그럼

에도불구하고여전히한국에서축제는내실보다외형적규

모의확장에,지역의문화적가치보다경제적가치에,자립적

인공동체성의회복보다관주도의행사성에끌려가는측면

이강하다고평가한다.더나아가많은경우페스티벌기획사

나운영조직이진행하고관의재정에의지하다보니다른주

제와내용을표방했어도창의적인아이디어의부재로페스티

벌을채우는내용이점차유사해지고있다.어느페스티벌을

가더라도비슷한내용의체험,전시,공연,부대행사등을병

렬해진행하고있으며출연자나공연내용이겹쳐결과적으

로차별성을찾을수가없다.이런정형화와획일화는끊임없

세계화 시대 진정성 있는 한국형 페스티벌을향하여

한국 페스티벌 발전을 위한 제언

“대한민국은 축제 공화국이다.”

자조 섞인 이 문구는 현재 한국 페스티벌의 명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90년대부터 지역을 중심으로

축제의 붐이 일어 2014년 - 행정자치부의 전수조사에

따르면 - 전국에서 1만 4604건의 크고 작은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한국에서 페스티벌은 양적으로 팽창했을

뿐만 아니라 운영 주체와 목적에 따라 자본과 인력이

모여들고 새로운 콘텐츠와 의미가 부여되면서

천차만별의 성격, 규모, 유형으로 진화 중이다.

글김희선국민대학교교양대학교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특정예술장르중심이지만대중적인인지도도높아

도시이미지제고에도많은역할을한것으로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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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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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In View 3

Page 2: Focus In View 3여기에는물론 축제운영 의 글로벌화와 축제 조직의 전문성 강화가 우선되어야 할 것 이다. 축제를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조직,예산,

섬재즈페스티벌의성공은오랜시간참고기다리고함께참

여한지역주민들의관심과,페스티벌이운영진과지자체의

것이라주장하거나,휘둘리지않고함께가꾸어온시간이만

들어준성공이라할수있다.재즈는지역에경제적부흥을가

져오기보다지역민들에게음악에관한관심을통해자신들의

삶을들여다볼수있도록해준셈이고,페스티벌에서비롯된

지역에관한관심은지역민에게긍지와공감대를주어궁극적

으로페스티벌의성공은외부인을통해서가아니라내부의공

동체를통해이루어진셈이다.오랜시간지역민과함께성장

하면서새로운문화적실천사례를만들어냈다고할수있다.

그런가하면몇몇페스티벌은크게외부인이나일반인

의관심을받지는못하지만,특정예술계에반향을일으키면

서예술생태계에조용한변화를끌어내는역할을감당하고

있기도하다.절대로대중적인인기를끌수없는장르인현

대예술중에서도주변부의예술을담아내고있는<페스티벌

봄>은2015년까지9년동안꾸준히연극,음악,춤,영화,퍼

포먼스,미술등의다원예술에서가장앞서가는국제적예술

가들을초청함으로써국내외예술계에서뜨거운반응을끌

어내고있다.<춘천국제마임축제>,<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

제>,<인천펜타포트페스티벌>도특정예술장르중심이면서

도대중적인인지도도높아도시이미지제고에도기여한성

공적축제다.국립극장에서주도하고있는<여우락(여기우

리음악이있다)페스티벌>은국내페스티벌에서행사성으로

소모되던퓨전국악을넘어세계적월드뮤직신에서활동하

는젊은국악아티스트들을발굴해세계적재즈,록,컨템포러

리아티스트들과의협업무대를만들어줌으로써이들의음악

을소개하고이들의활동에동반자로서참여할수있도록지

지하고있다.음악팬을중심으로조용히화제를이어오며매

년여름기다려지는독특한국악페스티벌로성장하고있다.

페스티벌의 질적 발전을 위한 전략

이제대형화,외형적성장만을지향할것이아니라개성과독

창성,규모가크지않아도지속적이고내실있는페스티벌을

지향해야할것이며,무엇보다지자체와지역민이화합해지

역문화생태계와함께성장하는소통의시공간이되어야한

다.주민주도의마을단위축제,대안적시민참여형축제에

관한관심의증가,다양한예술행위와장르를매개하는개성

넘치는축제의증가,세계적으로독특한융복합콘텐츠를주

제로삼는축제의증가는한국에서최근에발견되는새로운

흐름이며한편으로세계적추세를반영하는질적인성장으

로보인다.또몇몇대형페스티벌과한국적콘텐츠를성공적

으로담아내고있는페스티벌은한류를타고글로벌페스티

벌고어(goer)들이나글로벌예술계의관심을받고성장중

이다.이시점에서지자체는성공의사례를계속발굴하고그

들을통해성취된성숙한시민사회를지원하고,페스티벌이

수준높은문화사회로이끌어가는견인차역할을하도록중

심을잡아야할것이다.이과정에서한국대표페스티벌브랜

드를키워내는일도병행해야한다.여기에는물론축제운영

의글로벌화와축제조직의전문성강화가우선되어야할것

이다.축제를성공적으로이끌려면조직,예산,공간,마케팅

등다양한문제를해결해야하므로축제전문가의양성이필

수적이다.또한필요하다면축제재단을설립해축제조직의

항구성이보장되어야중장기발전전략과글로벌경영으로의

전환이가능할것이다.축제조직이항구화되면페스티벌의

대표콘텐츠를지속해서성장시켜질적수준이향상될것은

자명하며축제조직이글로벌축제전문기관이나해외주요

축제와교류를지속할수있으며해외홍보를강화할수도있

을것이다.관은기획-운영-평가과정의시스템을관리하고

우수한콘텐츠를가진축제가세계화할수있도록선별지원

하는일에힘써야할것이다.

21세기의글로벌페스티벌고어들은페스티벌을통해

자신들의정체성을확인하고삶의에너지를발산하며,자신

의지역을넘어서는문화공동체,정서공동체의구성을통해

문화를체험한다.한국의페스티벌은전세계페스티벌진화

의속도를능가하며매우빠르게성장진화중이다.전세계의

다양한페스티벌을경험한글로벌페스티벌고어들은한국

페스티벌의진정성과소통에관심을보일것이며,더나아가

창조성과개성에주목하면서한국인이가진에너지를한국의

페스티벌을통해경험하기를희망할것이라는점을기억해야

할것이다.

외형적성장을지향할것이

아니라개성과독창성,

규모가크지않아도

지속적이고내실있는

페스티벌을지향해야

할것이다.

이미지출처

pentaportr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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